목록먹는 거 (9)
덕업일치의 꿈
금연에 대한 욕구는 흡연에 대한 욕구만큼 강렬하다.담배 연기와 냄새에 대한 혐오는 비흡연자 뿐 아니라 흡연자도 가지고 있음은 분명하다.희뿌연 연기로 가득찬 공항 흡연실에서 어항 속 한마리 금붕어 마냥 뻐끔거리는 모습 또한 지리멸렬하다. 희대의 조세 정책인 담배값 인상으로 전자담배 열풍이 불었고영세한 전자담배 가게들이 난립하며 만원도 안하는 중국산 전자담배 기기는 전자담배용 액상과 묶어 십수만원씩에 아재들 주머니를 털어갔다. 덕력 충만한 이들은 모드 기기니 뭐니 온갖 장비들을 시작하며 입에서 끝없는 연무를 뿜는 용가리 쇼를 시연했고십덕에 이르지 못하고 오덕에 머무른 이들은 그린스모크와 같이 적절한 모양새와 편의성을 택했다. 전자담배라고 믿을 수 없는 간지 하지만 전자담배에 대한 법률과 조세 정책 미비로 그..
피곤한 하루였다 에스프레소 한 잔 못먹고 새벽같이 나갔던 탓에 늦은 시간 커피를 타본다 일리 다크 에스프레소 캡슐을 내리고 크레마가 흩어지지 않게 조심스레 잭다니엘스 허니를 20ml 가량 붓는다 여기에 스팀밀크 조금 부어주면 잭허니에스프레소 완성 일리 다크 캡슐은 산미가 부족하다 잭 다니엘스 허니는 그냥 먹기에 그 단맛이 너무 카라멜스러워 부담스럽다 늦은밤 에스프레소는 숙면을 방해한다 그래서 만들었다 진한 커피 + 단맛 + 카라멜 풍미 + 테네시 위스키 = 잭허니에스프레소
쨔 쟈 안~ 아아 아름다워오래전에는 나도 정수기를 사용했다.정수기가 왜 비싼 것인지 이해를 못하기 때문에, 디자인 포기하고 초저렴했던 원봉과 그나마 매끄럽던 동양매직을 놓고 고민하다가 동양매직의 저렴한 미들형 제품을 사용했으나필터 교체의 귀찮음 + 수돗물 너무 깨끗해요 우리수 아리수 홍보에 마음이 흔들려 처분하고코스트코에서 매번 이천원짜리 2리터 x 6 세트를 여섯개씩 4층까지 올려드리는 셔틀 생활을 몇 년 간 했던 것이다.그동안 잘 먹었다 그러나 물을 하마처럼 마시는 나는 역시 물을 하마처럼 마시는 사람을 만나 또한 물을 하마처럼 마시는 아이를 낳고결국 다시 정수기를 탐색했으나슬림하며 아름답고 그렇게 깨끗하다는 정수기들은 백만원을 넘고 넘어 월 몇 만원 렌탈 몇 년이라는 창조경제를 이룩했고고민과 고심 ..
벨기에 코르센동크 양조장의 벨지안 화이트 맥주 코르센동크는 네덜란드와 인접한 벨기에 Oud-Turnhout 지역의 코르센동크 수도원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현재 수도원은 남아있지 않고 그 자리에는 동일한 이름의 호텔 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1906년 설립된 양조장은 코르센동크 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트라피스트 스타일의 Abbey beer가 된다. 수도원에서 생산되는 진짜 수도원 맥주는 아니지만 대략 수도원 스타일로 인정되는.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이런 맥주로는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의 Abbey Brand인 Leffe, 듀벨(Duvel)의 Abbey Brand인 마레드수스(Maredsous)가 있다. 트라피스트는 아니지만 성배로 마셔줘야 제맛 레페는 역시 블런드가 제맛 코르센동크 애플..
아쉽게도 폐업했네요. 여긴 맛집입니다. 짬 뽕 에 비닐 씌워놓은 걸 보고 헉 이제 짬 뽕 순 두 부 는 안하고 순 두 부 만 하는건가? 그건 아니었어요 강릉짬뽕순두부의 팔당점 반찬이야 뭐 별게 없지만 반찬 먹으러 온 게 아니니까 딱 짬뽕순두부를 먹으러 왔지요 녜 아 저 보기만해도 불 맛 날 것 같은 블랙레드? 고운 순두부가 쑴풍쑴풍 너무 애매한 세 시쯤 들렀더니 월요일은 쉽니다 왼쪽은 바로 팔당대교 건너는 길 본래 청국장과 순두부를 직접 만들어 파는 식당이었던 듯 한데 거기에 짬뽕순두부를 추가해 상호가 변경된 것 같다. 짬뽕순두부 파는 곳은 많지만 여긴 강릉 동화가든의 바로 그 짬뽕순두부 은근한 불 맛과 향 부드러웁고 보슬보슬한 순두부 해장으로 먹어도 될 것 같은 깔끔한 뒷 맛 하남에서 팔당대교 건너면 ..
에스프레소, 그 낮선 커피. 이제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듯 하지만, 여전히 에스프레소의 진입장벽은 상당한 것 같다. 세기말이던 1999년 한국에 상륙한 스타벅스가 인사동에 매장을 낸다고 한 것이 2001년이던가, 세계최대의 커피 체인의 인사동 진출은 꽤나 파장을 일으켰던 기억을 한다. 한글 간판을 내건 스타벅스 인사점 커피잔 말고는 책 한 권 올려놓기도 어려울 것 같은 자그마한 테이블에 불편한 의자, 고개만 돌려도 뒷 사람의 콧바람을 느낄 것만 같은 개미굴 배치도 충격이었지만 그 쓰디쓴 악마의 검은 음료, 사약맛 에스프레소를 잊지 못한다. 대한민국에 가장 많은 점포가 무엇일까? 통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편의점과 치킨집이 아닐까.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많은 업종이 바로 휴대폰 ..
맥덕들에게는 바야흐로 꿈의 나날이다. 수입 맥주 열풍은 라거에서 시작해 에일을 거쳐 이제 스타우트/포터, 사우어류 플랜더스 에일에 이르더니 바야흐로 트라피스트까지 대형마트 맥주코너에 진열되는 시절이다. 민타임 브루어리는 2000년에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2015년 영국계 다국적 양조기업 SAB MILLER에 인수되었다. SAB MILLER는 2016년 AB 인베브(Anheuser-Busch InBev)에 인수되고 민타임 브루어리는 2016년 말 다시 아사히 브루어리에 매각되었다. 이 바닥 인수합병과 분리 또 매각의 역사는 참으로 다사다난한데, 버드와이저와 함께 미국 맥주의 상징인 밀러 SAB MILLER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맥주회사인 SAB(South African Breweries)와 미국 필립모리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