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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먹는 거

포칼 스피릿 클래식

5N 2016. 12. 30. 10:55



포칼. 카오디오에 손 댔다면 이름이라도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오디오 브랜드이자 Hi-Fi 오디오 세계에서는 하이엔드 스피커 제조사로 명성이 자자하다.


젠하이저가 도요타라면 포칼은 포르쉐라는 누군가의 비유도 적절하다. 이건희 옹의 오디오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지.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박싱데이, 심지어 코리아세일페스타라는 괴랄한 프로모션까지 등장하는 연말에 등장한 헤드폰 중 하나로 포칼 스피릿 클래식을 들여놓는다.


이 고급진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가 헤드폰도 여럿 만드는데, 요런 라인업이 있다.





프랑스 삼색기가 붙어있는 건 아마도 MADE IN FRANCE를 뜻하는 듯한데, 상위 라인업의 ELEAR와 UTOPIA에만 삼색기가 달려있다.


포칼은 부품 수급과 공정의 90%를 프랑스 내에서 해결한다고 한다. 포칼의 상징 베릴륨 트위터의 그 귀한 베릴륨도 프랑스에서?


스피릿 시리즈의 세 제품은 가격이 상당히 내려간 상태로, 아마도 가장 상위 기종이었을 듯한 SPIRIT CLASSIC 가격이 $200, PROFESSIONAL $350, SPIRIT ONE $140 정도.


LISTEN $250, ELEAR $1,000 UTOPIA $4,000 아마존 가격이 대략 이 정도. 이어폰 SPHEAR는 $80로 꽤 저렴한 축이다.


여하간 와싸다에서 엄청난 물량을 확보한 듯 아마존 못지 않은 가격에 정식발매로 풀고 있는 스피릿 클래식을 들여놓고 온갖 장르를 다 들어보는 중.



                    



나름 고급진 박스와 포장, 꽤나 신경쓴 마감이 그래도 하이엔드 냄새는 나는구나 싶다. 


    

    


케이블 특별할 것 없지만 단자의 마감에도 신경을 쓴 듯. 4m에 달하는 케이블과 1.2m 케이블을 모두 제공한다.


스피커에서 인클로저라고 해야 할 듯한 헤드폰의 하우징은 플라스틱이지만 금속성의 느낌으로, 헤드밴드와의 접합부는 헤어라인 마감의 알미늄인 듯 하다.


꼭 수영모자 같은 얇은 파우치가 들어있는데, 사용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헤드밴드의 가죽은 천연가죽 느낌이다. 이 정도까지 바라지는 않았는데. 밴드 자체에 신축성이 있는 건 아니어서, 크랙이 생긴다는 말들이 많다.


헤드폰 패드? 저 쿠션 역시 천연가죽인 듯 한데 하우징 크기가 애매해서인지 웬만한 귀는 안으로 넣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안으로 말아넣어도 장시간 착용하기는 무리가 있을 듯하고.


밴드와 하우징 거리를 최대한 늘려도 대두는 착용이 쉽지 않을 듯 하다. 밴드의 신축성 문제로 귀를 누르는 압박도 있는 편이라 내가 헤드폰을 쓰고 있다는 걸 잊기는 어렵다.



헤드폰이 잘생겼다고 소리가 멋지지 않고 못생겼다고 흉측한 소리 나오는 것 아니니, 이것 저것 플레이 해본다.


중평은 단단하고 깊이 있는 저음, 나름 준수한 중음, 청명하나 찌르지 않는 고음, 그래서 밀폐형 플랫이라고 할 수 있는 실력기.


측정 그래프를 봐도 얼추 들어맞는다. EQ, Tone 조절로 적절한 균형을 찾을 수 있다.


하이엔드로 분류되는 것들을 들어보지 못했지만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개방감과 공간감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폐라고 생각한다. 대단한 음장을 느끼기는 어렵다.


하지만 음악에의 몰입은 이런 저런 측정, 분석과 별개의 것이다.


이 헤드폰에서 음악에의 몰입, 감정 이입을 방해하는 건 "소리"가 아니라 애매한 착용감일 뿐이다. 


장르를 딱히 가리지 않는 연주 실력에서 브랜드의 저력을 느낄 수 있으며, 이렇게 착한 가격에 이 정도 실력이라니, 다 저물어가는 병신년 최고의 지름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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